[포천=황규진 기자] 한국농어촌공사 연천·포천·가평지사가 수억원을 들여 준공을 마친 포천 산정호수 수문공사가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농어촌공사 연천·포천·가평지사는 2019년 새로 시공한 수문이 정상적으로 닫히지 않아 호수의 물이 그대로 방류돼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된 사안임에도 본사에 보고조차 하지 않고 자체 내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하고 있어 은폐 의혹도 일고 있다.
23일 한국농어촌공사 연천·포천·가평지사와 산정호수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3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산정호수 수문을 수동에서 자동식으로 교체공사를 했으나 준공된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아 호수의 물을 대량으로 방출하며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주민들은 “90여년간 사용해 온 산정호수 수문이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지난해 수문공사를 하고 난 후부터 수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고 계속 호수 물이 방류되고 있다”며 “전형적인 부실공사”라고 주장했다.
산정호수에서 3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다는 한 주민은 “아무리 가뭄이 와도 산정호수는 물이 마르지 않아 관광객들이 호수를 산책하러 많이 찾아왔는데, 산정호수 수문을 공사한 후부터는 수문이 닫히지 않고 물이 계속 방류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산정호수는 만수위 90%에서 현재는 30% 이상 물이 빠져 산정호수가 물 빠진 호수로 변해가고 있다”며 “왜 한국농어촌공사는 수문공사를 해서 산정호수에서 생업을 하는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지 원망스럽다”고 목청을 높였다.
연천·포천·가평지사 관계자는 “호수 물이 빠져나갈 때 수문 틈에 이물질이 껴서 문이 닫히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문공사를 시공한 성남 소재 J산업 측에 보수공사를 요청한 상태이며 바로 보수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수십여년간 단 한번도 나무가 걸려서 수문이 안 닫힌 적이 없는데, 수문공사를 한 후부터 수문에 나무가 걸려서 수문을 닫히지 않는다는 것은 부실공사가 드러난 것”이라며 “이는 한국농어촌공사 연천·포천·가평지사의 관리감독 소흘이 아니냐”고 성토했다.
한편, 포천 산정호수 수문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아 부실공사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당시 수문 상황에 대해 수중 촬영했던 영상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영상을 정확히 분석해 부실공사였는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다.